해당 포스트는 스포일러가 존재한다. 스포일러에 민감하시거나 관람을 앞두신분들은 가급적이면 읽지 않으시는걸 권장한다.
때를 거슬러 올라 2016년,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은 일본 애니메이션중 극장에서 개봉한것들에서 역대급으로 흥행에 성공하게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성공한 작품의 공식을 세워서 다시한번 스크린앞에 내놓게 된다.
줄거리 #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스포일러를 한뭉터기로 적어놨다. 스포일러에 민감하신분들은 읽지 마시길 바란다.
주인공 호다카는 자신이 살고있던 마을, 가족등 모든것에 질려 일본의 수도인 도쿄로 무계획 가출을 결심한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을 도와주는 스가를 만나게 되고, 스가는 호다카에게 아르바이트를 시키며 그 업무로 잡지사에 싣게 될 특집 기사인 도쿄의 이상기후에 대해서 도시괴담, 미신을 취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취재의 과정속에서 잠깐, 그리고 작은 공간에서 비를 멈추게 하는 능력을 가진 ‘100% 맑음 소녀’라 부르게되는 히나를 발견하게 되며, 그 뒤 히나와 호다카는 맑은 날씨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맑은 날씨를 불러오는 아르바이트를 해주게 된다.
스가의 취재 과정중 히나와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오래전에 ‘날씨 무녀’로써 칭해졌었고, 이런 날씨 무녀의 희생을 통해서 날씨가 다시 돌아오게 됨을 알게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히나는 고민에 빠지게 되는 와중에 호다카의 가출 및 다른 이유로 경찰에게 지명수배가 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동생과 단 둘이 살고있는 히나에게도 동생과 떨어질 수 있는 위기가 찾아오게 된다.
이에 히나와 호다카는 가출을 결심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을 겪으며 더 절망적인 상태로 몰리게 된다. 그 과정에서 히나는 자신을 희생해서 이상기후를 끝내게 되고, 그 히나를 찾기 위하여 호다카는 여러 과정을 거치게 되어 히나를 구출하게 된다.
그리고 3년뒤 호다카는 다시 히나를 찾게 되고, 이상기후가 멈추지 않게 된 도쿄는 물에 절반넘게 잠기게 되어 생활이 달라지게 됨을 알게 된다. 그리고 히나를 만나게 되고 이렇게 된 도쿄에 대해서 자신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음을 확인하고 끝나게 된다.
작화 #
원래는 작화같은거 평을 별로 잘 안적는데 신카이 마코토니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특징이라면 역시 작화지만, 수고를 줄이기 위하여 일부 배경들이 3D처리된것들이 약간 이질감을 느끼게 해준다. 물론 모든 과정이 2D일순 없고, 애니메이션의 키프레임별 수고를 생각한다면 현실적 대안으로써 3D를 사용했겠지만, 아직은 3D로 처리된것들은 그렇게 작화와 어울린다고 보긴 힘들다.
그 외에 입에 담기도 귀찮을정도로 높은 디테일의 신카이 마코토의 작화는 감탄을 자아낸다. 단 아이맥스로 보지 않아서 아이맥스로 볼 기회가 몇번 더 있었음 좋겠다는 느낌이 든다. 분명 지금 다시 아이맥스 상영하면 수요가 꽤 있을거라 본다.
그 외에는 상당히 공들인듯한 표현도 많이 보였고, 섬세한 배경 표현이 맞물리는 컨셉의 작품이라 다른 기존작들보단 작화에 꽤 좋은 인상을 남긴다.
스토리 #
스토리에서 큰 점수를 주고싶지 않다. 비교적 이전보다 더 현실적인 스토리를 갖고있고, 주인공들의 위기순간들이 현실적이여서 어느정도 현실성에 있어서는 더 가까워졌지만, 초반에 말했지만 너무 본인의 성공공식을 그대로 가져온 스토리에 상당히 실망했다.
게다가 너무 뻔하디 뻔한 공식이지만 능력을 쓰면서 수명을 깎아내고, 그 수명이 깎인 히로인을 구한다는 전개 자체는 다시 생각해도 너무 뻔하다. 생각할 필요도 없었나보다. 그냥 뻔하다. 청소년의 남자와 여자의 만남,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일들, 그리고 거기에서 생기는 남자가 여자를 ‘구한다’까지. 별반 다를거 없는 뻔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포인트가 다른것은, 주인공들이 암울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마지막에 다다른 결론은 그래도 단지 둘이 행복하면 된다는 이야기.
‘주인공 둘이 행복해지면 된다’라는 점은 다른 애니메이션들이나 영화들과는 다른 전개인데, 히로인을 구하고 행복할것이다 하며 끝난다는게 아닌, 그 뒤의 그들이 결정한 모습도 그려냄으로써 그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그려내면서, 그럼에도 그들은 자신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그리고 그 결과를 통해서 자신들이 행복해졌음을 통해 약간의 의문을 던져준다.
그걸 표현해내는 일련의 과정들은 매끄럽지 않았다. 이른바 시간을 채우기 위한 과정들로 존재하는것도 있으며, 스토리의 분배가 적절치 않다라는 생각도 들게한다. 과연 스토리가 2시간의 가치가 있냐 물어보시면 2시간의 가치는 없었다라고 말하고 싶다.
연출 #
연출은 3D를 강조하기 위한 연출도 있었고, 어색한 부분들이 많았다. 게다가 연출에서 뻔한 연출이 몇 있었는데, ‘너의 이름을’은 아직도 기억하시는 분들이라면, “아 이거” 라고 할법한 부분들이 꽤 존재한다.
결론 #
날씨의 아이는 언뜻 처음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을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좋게 볼 수 있겠지만, 신카이 마코토의 ‘너의 이름은’을 통해 그려냈던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차이점이라면 현실은 시궁창이냐, 현실은 그래도 밝다는것이냐의 차이일뿐.
개인적으로 날씨의 아이가 너의 이름은보다 먼저 나왔다면, 그리고 이 작품 하나로 나왔다면 솔직히 좀 더 평을 후하게 쳐줄 수 있었을것이다. 그렇지만 기존 성공한 프레임을 그대로 갖다씌우는건 좀 너무했다는 느낌이 강했다. 이래도 이 작품을 좋아한다는 사람들이 있다면 말릴순 없는것이다.
이 작품의 셀링포인트를 꼽으라면 신카이 마코토의 작화말곤 없다고 해도 전무하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스크린에 걸려있을때 봐야 할 이유는 내가 앞에 적은 혹평들과는 다르게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도 컸던 법이기에 이런 박한 평가를 내리게 되었다.
제발 그래도 다른 작품에서는 더 나은 스토리, 더 나은 전개, 그리고 RADWIMPS를 빼고 볼 수 있기를. 기존의 사골을 우려먹지 않아도 더 나은 작품을 보여줄 수 있음을 대중들에게 보여줬으면 한다.
마치며 #
점수를 따로 주진 않지만, 점수를 주게 된다면 5점 만점에 3.5점정도 주고싶다.
이와 별개로 진짜 오타쿠물이라 할수있는것은 그래도 뇌를 비우고 보게 되는데, 약간 극장판 애니메이션엔 이상하게 엄격해지는 면이 있는것같아서 나에게 반성하게 된다. 그래서 뇌를 비우고 2회차를 아이맥스로 보러갔는데 생각없이 보기엔 괜찮다고 느꼈다. 정말 반성한다.
최근 상영한 극장판 일본 애니메이션들은 실망스러웠다. <청춘돼지> 시리즈 극장판도 소설에 비해 몰입감이 전혀 없었고(이쪽은 오히려 상영시간이 부족했다), 날씨의 아이도 실망스러웠다.
흥행을 좇는것이 아닌 관객들이 흠뻑 빠질 수 있는 매력을 가진 오리지널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서비스’가 아닌 만족할만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다시금 제대로 나올때는 언제일지 기대하며 마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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