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네트워크 및 서버 전문가가 아니므로 기술에 대해서는 겉핥기 수준으로만 적어두었습니다.

발단

시간을 거슬러 2018년 4월경으로 돌아가자. 유료웹툰 사이트의 컨텐츠들을 무단으로 복제 후 재송신하는 사이트가 존재했다. 웹툰업계에서는 아주 큰 반발을 일으켰고, 결국 이것에 대해서 기술적인 차단을 정부가 해주어야 한다며 여론을 모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이때가 기회라고 생각했나보다.

불법복제, 성인물 사이트들을 차단하는데에 있어 기존의 차단체계(warning.or.kr)는 큰 소용이 없음을 일찍이 알게되었고, 지금 상황에서 더 나은 차단체계를 위하여 DNS 차단과, SNI 차단이라는 다소 생소한 방식이 나오게 된다.

감청의 위험성

DNS 차단과 SNI차단 모두 감청의 위험성을 가지고있다.

DNS는 최초 통신 뒤에는 대부분 캐싱이 이루어지지만, DNS쿼리를 확인하는 과정에 있어서 쿼리를 확인하고 차단하는것이 요점이다.

SNI차단은 HTTPS 인증서에서의 서버 이름 확인 과정을 이용하는것인데, 이것도 마찬가지로 HTTPS의 핸드쉐이크과정의 패킷에서 확인하고 차단하는것이 요점이다.

DNS차단이나, SNI차단이나 암호화 통신의 패킷을 감청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온국민을 대상으로 한 불법 감청에 해당된다.

미국의 애국자법을 기반으로 했던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PRISM과 같은 여지를 남길 검열이 탄생하는것이다.

무분별한 차단정책

그렇다면, 차단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것일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비전문성으로 인한 마구잡이식 차단은 유명했었다. 심의과정은 빈약했으며 심의위원들은 몇초의 생각만으로 사이트 차단을 바로 지시한다. 대단한곳에서 살아가는 느낌이 나지 않는가? 관련 링크

그렇기에 이런 차단이라는 정책이 위험하다는 말을 하고싶으며, 그리고 이 차단정책이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이 생기는 상황이다.

접근 차단으로만 해결하려는 안이한 생각

밤토끼의 선례를 통하여 우리는 정부기관이 협조만 해주고 적극적으로 수사만 하면 충분히 불법복제를 잡을 수 있단걸 파악하고 있다. 이미 불법복제 사이트들은 사이트들의 수익구조를 통하여 수익화 경로를 파악할 수 있으며, 이것을 통하여 쉽게 관련 인물을 파악 가능하고 그 정보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서버 및 관련 정보들을 습득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접근차단으로 무언가 손쓰려는 방식은 정말 구시대적이고 안이한 생각이다.

게임 시장의 경우 스팀의 탄생을 통하여 디지털 불법복제율이 상당히 줄어들은 선례가 있기에, 지금의 컨텐츠 불법복제들은 단순히 사용자의 편의성이 떨어지고 컨텐츠의 접근성이 부족하기에 생기는 문제로 봐야하는것이 맞다.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들의 편의성이 늘어나고 가격혜택이 좋아지니 음원 불법복제 관련 이야기도 쏙 들어간걸 생각해보시라. 사례를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추가로 음란물의 경우 유포하는 경우에는 사형에 처하는 중국에서도 실제로 활발하게 유포가 이루어지고있고, AV배우는 우상취급 받는(소라 아오이의 케이스) 상황인데, 이게 정말 효과가 있을까 라고 물어본다면 절대 없다. 단연코 말씀드린다.

동물의 원초적 본능인 번식에 기반한 성욕은 무엇을 하려고 해도 막을 수 없다.

칼을 쥔 자의 딜레마

무엇이라고 말해야 될지 몰라 그냥 내 마음대로 표현했지만, 칼을 쥔 자가 과연 선한사람인지, 칼을 목적에 맞게 사용할것인지, 그리고 이 칼이 제대로 사용될것인지, 그리고 그 칼을 이어받을 사람도 올바를지에 대한 여지를 남길수밖에 없다.

당장 이것이 선하게 쓰일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할법한분이 계셔서 이것에 대해서 답변해줄만한 과거사 하나를 갖고왔다. 당신은 모를수도 있거나 잊었겠지만, 우린 이미 이전에 이러한 일을 겪어보았다. 한겨례 - ‘대통령 욕설 연상’ 트위터 계정 차단 논란

이게 내 대답이라고 생각하면 될것같다.

결론

이익을 위한 차단은 절대로 시행되어선 안된다. 누군가의 이익관계를 위하여 차단을 동원하는것은 어리석은 짓이며, 그 어리석은 짓을 위하여 우리는 사회적인 비용과 감청의 위험성 그리고 불안감을 가져가며 살 필요가 없는것이다.

차단은 또 다른 검열로 이어질것이며, 그 검열은 자유를 통제한다. 이익을 위하여 점점 더 많은 검열을 만들어 자신들을 옥죄이는것은 잘못된 방식이다.

골든타임 등으로 언론플레이하며 기술적 차단에만 기대는 웹툰업계의 자정, 그리고 허구한날 차단할 생각만 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각성을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