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rivia

다시 시작하는 블로그와 최근 겪은 실패한 커리어에 대하여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게될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Jekyll이랑 이것저것 알아보았지만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나 싶을정도로 너무 뭔가 비용절감적인면과, 다른 블로그 플랫폼으로 옮겨야된다는것을 다른사람들에게 권유 아닌 강요를 받는다는 느낌이 강해질때쯤, 블로그를 더이상 운영하거나 이에 대해 투자하는걸 게을리하게되는 내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렇게 블로그를 삭제하고 도메인을 공백란으로 냅뒀었다.(오랫동안 떴던 404페이지 500페이지가 그 반증이다..)

그러다가 개발자라는 직업을 포기하고 잠깐 휴식을 가지고있는 지금, 시간적 여유, 그리고 풀어내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지는 지금 다시 블로그를 시작하려고 한다.

풀어낼 첫번째 이야기는, 모든 신입 개발자들이 공감할 이야기는 아니지만, '절대로 피하라'라는 의미에서 적어보고자 적으려고 한다.

성공한 커리어는 없지만, 실패한 커리어는 있다.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다. 다니던 회사는 정말 최악의 환경이였고, 당분간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으로 다시 발을 들여야 될까 고민을 상당히 많이하게 만들어준 아주 정말 좋은 회사다.
퇴사 사유는 개인적 집안 사정이지만, 되짚어보면 정말 노예처럼 살았나 싶을정도로 엄청 열악하게 일했다. 내가 SI에서 일하면서 겪었던것들을 그대로 한번 적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 고졸이라며 '믿고쓰기 힘들다'라는 이야기 아래 '월 150'을 받으며 일을 시작했다. 당연히 능력 이상으로 보여주어도 연봉인상은 없었다. 연봉협상 전에 들이내밀어진 근로계약서로 해당 연봉을 강요받은거나 다름없었다.
  • 겨울에 난방기를 '석유 난방기'를 이용하여 기관지 상태를 심각하게 만들고, 여름에는 좋지않은 사무실 환경에 '선풍기'를 이용하여 기관지 상태를 심각하게 만들었다. 덕분에 외이도염과 비염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되었다.
    • 이에 대해서 이야기 할만한게 있다면, "기관지 상태가 점점 안좋아지는것같네요" 라고 하니 "그럼 공기청정기라도 들일까요?" 라는 소리를 우스갯소리로했다. 실제 본인은 집안에서 생활할때 공기청정기를 필수적으로 틀고살 수준이다.
  • 스파게티 코드로 작성된 자체 프레임워크로(MVC라곤 불렀지만 난 절대로 MVC라 말 안한다 이게 무슨 MVC인가 싶을정도로.) 사이트를 개발했다. 덕분에 MVC개념이 이제 머릿속에서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다.
  • 키보드의 먼지상태가 엄청나게 심각했다. 키보드 교체를 하기 위해서 요청했는데 3만원정도의 키보드를 사는데도 '돈이 많이 들어가겠네요' 라고 이야기를 들었다.
  • 의자가 일반 사무용 의자가 아닌 접객용 의자, 어디서 주워온 의자를 이용해서 썼다. 결국 먼저 들어왔던 사람이 퇴사하기 전까지 제대로된 의자로 근무하지 못했다.
    • 그 인수인계받은 '의자'는 이른바 '사장님의자'여서 여름에 더워서 열사병 직전까지 데려간 원인중 하나였다
  • 여름에 에어컨을 제때 틀어주지않아 열사병 직전까지 갔음을 한 두세번 경험했다. 구토 및 속쓰림 울렁증 위염은 기본 옵션이였다. 생각해보니 역류성 식도염이 아니였다.
  • 야근이 잦진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야근하면 9시까지 야근이였고, 야근수당과 야근식대는 당연히도 없었다.
  • 상위 납품업체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을 들여와놓고는, '아무것도 모르네' 라면서 하청업체인 우리쪽에 교육파견을 시켜놓고, 결국에 그래도 자기 마음에는 안들었는지 해고시켜버렸다. 물론 그 신입의 교육에 들어간 시간에 대한 보상은 없었다. 그대로 기존에 진행하던 프로젝트까지 진행하며 다른 신입을 교육시켰다.
  • MVC를 지키고 ES6를 준수하여 프로그래밍해놓은 결과물을 놔두고 퇴사했더니, '코드를 못알아보게 짰네요'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ESLint까지 적용하면서 Airbnb 스타일 코딩 가이드로 자기자신을 압박하면서까지 적용한 코드였다.
  • 정직원 전환이 되던시기에는 상당히 기뻤지만, 사실 급여는 그대로에 4대보험만 적용되는 정직원이 될줄은 몰랐다.
  • 급여를 받기전 퇴사를 했다. 개인적 사정으로 인하여 퇴사한것이였고, 시간이 필요했던 일이기에 정중하게 퇴사요청을 했고 설득 후에 퇴사를 완료했다. 하지만 급여가 입금되지 않기 시작했다.
  • 급여를 입금하지 않아 '많이 힘드네요' 라는 식으로 메세지를 전달했지만, '나가신 두분때문에 저희도 힘들어요' 라는 대답을 카톡으로 받았다. 물론 더이상 답장하면 피곤해질듯 해서 무시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2차적으로 약속한 기한내로 임금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고용노동부에 진정신청을 넣었다.
  • 진정신청을 넣고 진정인과 피진정인이 만난날 상당히 모욕적인 언사를 듣게되었다.
    • "월급 안넣어줬다고 신고도 하고 세상 참 좋아졌다"
    • "당신 힘든건 당신 사정이고"
    • "아니 지급해준다는건 그때 우리 아들이 성격이 좀 불같아서 그땐 그렇게 말을 했을지 모르겠는데 지금 힘든건 맞으니까"
    • "월급 당장 못주겠는데. 어떻게할려고?"
  • 결국 퇴사한지 두달뒤에 월급의 33%씩 총 3번씩 입금받는걸로 임금체불이 해결되었다.
    • 그동안 결국 쉬려던 일정은 모두 연기/취소하고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찾아볼수밖에 없었다.
  • 그 스트레스와 압박으로 인하여 면접을 본 다른 회사에서 합격통보를 받았지만 거절하고 결국 취직하지 못했다.

솔직히 이건 어디가서 체험하지 못할 정말 어메이징한 경험을 했다. 이런일은 다시 겪고싶지 않을정도이다.
솔직히 프로젝트 진행하면서도 몇번 어이없는 일을 경험했지만, 그래도 이런건 다른 SI에서도 느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진귀한 경험을 하니까, "돈으로 주고 사는 경험이 이런경험이구나"라는걸 느꼈다.

이런회사는 꼭 피하길 당부하고싶다

  • 회사인데 회사같지 않은 회사
    • 다시금 말하면 며칠내로 물건 정리하고 떠도 아무도 모를것같은 회사
  • 설립년도는 오래되었는데 인터넷에 검색해도 아무런 내용이 뜨질 않는 회사
    • 작성자가 해당 케이스에 치인 결과물인데, 상호명을 여러번 바꾸어서 검색해도 검색 결과가 아무것도 뜨지 않았던것이였다.
  • 개발회사인데 개발에 대한 워크플로우가 제대로 잡히지 않거나, 기술적이해도가 부족한사람이 기술부서의 높은직급에 있는경우
    • 이것 역시도 해당됐다
  • 본인이 공부한 내용들과 달리 회사가 본인보다 잘 모르는 경우
    • 이것도 해당됐다..

적어도 모든 SI가 이렇진 않고, 모든 회사들이 이렇진 않다.
그렇지만 난 운없게도 집안의 강요/압박에 의해 이런 결정을 내려야했고, 결국에는 스트레스와 압박 그리고 질환이 더 안좋아진 그런사례가 되어버렸다.

솔직히 이런거 겪고나니 XXX씨의 "이런게 다 인생의 하나의 경험이라 생각해야지 어쩔수가 없어요" 라는 말을 들으면 진심으로 눈앞이면 주먹이 먼저 날라갈것같은 분노가 몸에 쌓여있다.

자발적 노예가 되지말자, 모른다고 적게받는건 당연한게 아니다.
자신이 커리어가 없어서, 학력이 없어서, 실력이 없어서, 증명할 능력이 없어서. 이 모든건 그냥 변명일 뿐이다. 그렇다고 이런 나쁜 SI를 가지말자.
이런사람들은 아직도 당신의 피를 빨아먹으며 살고있다. 이런사람들은 당신이 없다면 망할 사람들이다.

이 글을 보고 한명이라도 더 이런사람들에게 자신의 먹을걸 나눠주지 않았음 한다.